한국 직장인들이 전략 수립보다 반복적인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복된 행정업무와 자료 정리에 집중하면서도 정작 핵심 업무인 전략 회의에는 주당 5시간조차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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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박스, 유고브와 근로시간 조사 [드롭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9일 드롭박스(Dropbox)는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와 함께 진행한 글로벌 근로시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을 포함한 7개국 전일제 및 시간제 근로자 1만여 명이며, 한국인은 600명이 참여했다.
한국 응답자 중 68%는 행정·반복 업무에 주당 최대 10시간을 소비한다고 답했다. 정보 검색과 관리 업무에 시간을 들인다는 응답은 70%, 정기 보고서 작성 등 분석 업무에 집중한다는 비율도 66%에 달했다.
반면, 전략 회의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투자하는 시간은 절반의 응답자가 주당 5시간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업무의 효율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간은 줄고, 단순 반복 작업에 몰두하는 업무 구조가 고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드롭박스는 “한국의 연간 행정·반복 업무 시간은 약 251억 시간에 달한다”며 “이는 업무 생산성과 몰입도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공지능(AI) 도입에 대해 한국 직장인들은 가장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 응답자의 55%는 "AI가 주당 4시간 이상의 시간을 절약해 준다면 도입하겠다"고 응답해, 글로벌 평균인 39%를 크게 웃돌았다. 반대로 “AI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한국이 9%에 그친 반면, 글로벌 평균은 28%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 근로자들은 AI 기술과 같은 혁신적 변화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율적 도구의 도입”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직장인들이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사고와 창의적인 협업에 집중하려면, AI 같은 업무 자동화 기술의 활용이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 차원에서도 단순 보고와 정리 중심의 업무문화를 혁신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