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Tesla)가 3년 전 ‘비트코인(Bitcoin)’을 대규모 매도한 판단으로 약 5조원에 달하는 수익 기회를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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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의 비트코인 ATM 기기에 띄워진 비트코인 로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경제매체 CNBC는 7월 2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테슬라가 2022년 2분기에 보유 비트코인 75%를 처분하며 장기 보유 시 발생할 수 있었던 최대 50억달러(한화 약 6조9천억원) 규모의 평가 수익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2021년 2월, "비트코인의 장기적 잠재력"을 언급하며 총 15억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반 뒤인 2022년 2분기, 이 중 약 75%를 시장에 매도했다. 매각 당시 비트코인 시세는 개당 약 1만7,700달러로, 이 시점은 '가상자산 겨울(Crypto Winter)'이라 불리던 시기와 맞물린다.

테슬라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바브 타네자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유 중인 디지털 자산 가치가 약 12억3,500만달러(1조7천억원)에 달하며, 그 중 2억8,400만달러가 이번 분기 순이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 전체 순이익의 약 24.3%에 해당한다.

문제는 테슬라가 2022년 매도한 비트코인을 그대로 보유했다면, 현재 1개당 가격이 약 12만달러 이상으로 상승한 것을 고려할 때 가치가 약 6배로 불어났을 것이란 점이다. CNBC는 당시 9억3,600만달러에 매각한 비트코인이 현재 시세로는 35억달러(약 4조8천억원)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는 매도 당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그는 비트코인 관련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2022년 3월 엑스(X)에 "나는 여전히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팔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 자산은 매도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여전히 일정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지만, 과거 결정 하나로 수조 원대의 잠재 이익을 놓쳤다는 사실은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로, 국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며 한정된 공급량(2,100만 개)과 디지털 금(Gold)의 성격으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디지털 자산’의 대표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의 매도 시점이 결과적으로 '최악의 타이밍'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비트코인 시세 추이와 테슬라의 암호화폐 전략 변화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