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로 생을 마감한 전설의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의 별세 소식에 미국 사회 각계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X
지난해 10월 무대에서 티셔츠 찢는 헐크 호건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헐크 호건(본명 테리 진 볼리아)은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자택 인근 병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71세다. 클리어워터 경찰은 이날 오전 긴급 이송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건은 1980~1990년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대표 스타다. WWE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초인적 체격과 카리스마는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며, "WWE가 지역 엔터테인먼트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1987년 ‘레슬매니아 Ⅲ’에서 미시간주 실버돔에 9만3,173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기록과, WWE 챔피언 6회 수상 경력은 전설로 남는다.
레슬링계 동료인 릭 플레어는 “내 가까운 친구였고, 내게 세상 전부와 같은 존재였다”고 애도했다. 배우 브룩 실즈도 인스타그램에 호건과의 사진을 올리며 “편히 쉬기를”이라며 추억을 회상했다.
야후 스포츠 제이 버즈비 기자는 “호건은 미국의 상징이었다. 그의 근육, 표정, 쇼맨십은 1980년대를 대변했고, 그는 미국인의 DNA에 깊이 새겨진 존재였다”고 평했다.
정치권도 애도 대열에 동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는 전 세계 팬들을 즐겁게 했고, 문화적 영향력은 거대했다”며 “헐크 호건이 무척 그리울 것”이라 전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어린 시절부터 선거 캠페인까지, 나는 늘 그를 거인으로 여겼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도 성명을 통해 “그는 레슬링을 주류 문화로 끌어올린 전설”이라며, 영화 '록키3'를 비롯한 그의 배우 활동을 추억했다.
한편 호건은 최근 ‘리얼 아메리칸 프리스타일’이라는 새로운 레슬링 회사를 설립하고 첫 이벤트를 8월 30일 열 계획이었다. CNN은 “이 회사는 올림픽 스타일의 전통적인 레슬링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레슬링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던 헐크 호건의 별세는 단순한 스포츠계 비보를 넘어, 미국 대중문화 역사 한 페이지의 퇴장이기도 하다. 그의 부고는 세대를 아우르는 팬들에게 깊은 충격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