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제주 고유의 문화인 해녀와 제주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기존 드라마와 달리 문화·정서 중심의 연관어가 다수 등장했으며, 해녀 언급량은 전월 대비 40% 이상 늘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콘텐츠가 제주관광과 인식 변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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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방영된 이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제주 고유 문화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급증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30일, 이 드라마가 관광 흐름과 인식 변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폭싹 속았수다' 편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SNS 언급량과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활용해 드라마의 파급력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 드라마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제주 여성 ‘애순’의 삶을 중심에 둔 시대극이다.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가난과 사회적 차별 속에서 해녀로 성장한 애순은 가족을 부양하고 공동체 속에서 삶을 개척해 나간다. 드라마는 해녀로 대표되는 제주 여성들의 생존 투쟁과 연대, 사랑과 상실,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 등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단순한 성장기가 아닌 ‘제주 여성사의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 방언, 해녀 문화, 마을 공동체 등 제주의 정서와 생활문화가 드라마 전반에 녹아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기존 제주 드라마들이 촬영지 위주로 관심을 끌었다면,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과 해녀, 제주인의 삶, 시대극이라는 문화적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았다. ‘우리들의 블루스’, ‘웰컴투 삼달리’와 비교했을 때, 성산일출봉, 유채꽃밭 같은 실제 장소와 더불어 해녀, 방언, 문화, 정서 등의 연관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 드라마는 제주라는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이야기와 감정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그려낸 것이다.

특히 해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년 1~2월 해녀 관련 SNS 언급량이 평균 5,000건에 불과했던 반면, 드라마 방영이 시작된 3월에는 7,460건으로 급증했고, 4월과 5월에도 각각 6,791건, 7,072건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관심의 지속성을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제주 방언과 말투가 회자되면서 관련 유튜브 콘텐츠도 활발하게 제작됐고, 두 달간 총 58편이 올라왔으며 4월 한 달간 누적 조회수가 220만 회에 달했다.

제주관광공사는 ‘폭싹 속았수다’가 단지 자연 경관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제주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면서 제주를 진정성 있는 문화공간으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콘텐츠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랭킹 톱10에 40개국 이상에서 진입하며, 단순한 지역 홍보를 넘어 제주문화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결국 ‘폭싹 속았수다’는 관광 마케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례로, 단지 풍경만 보여주는 여행지가 아니라 ‘삶과 정서가 있는 공간’으로 제주를 재정의했다. 콘텐츠의 힘이 지역 문화를 어떻게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향후 지역문화 기반 관광 전략에 있어 주요 참고자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