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SK지오센트릭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저조한 수익성이 주요 원인으로, 중단기적인 재무 안정성 회복도 어렵다는 평가다. SK지오센트릭은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X
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석유화학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업계 전반에 신용위험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받았다. 등급 자체는 ‘AA-’로 유지됐지만, 향후 추가 강등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번 결정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영업 현금 흐름 감소, 제한적인 재무 회복 여력 등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는 SK지오센트릭의 2022년부터 2024년까지의 상각 전 영업이익률(EBITDA 마진)이 1에서 3%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특히 중국 중심의 신증설에 따른 가격 압박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수익성 저하에 따라 지난 3년간 평균 영업현금흐름은 2천116억원으로, 연간 1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서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운전자본 축소와 보수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65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2025년에도 제품군 전반에서 마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SK지오센트릭의 실적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SK지오센트릭 측은 “전 업계가 겪는 구조적 시황 악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추가 악화보다는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무건전성 확보 및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례는 SK지오센트릭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초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고,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효성화학과 롯데케미칼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전반적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업계 전반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등급 전망 하향은 SK지오센트릭뿐 아니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전반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단기 회복이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별 기업들의 자구 노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