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국내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2분기 말보다 4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 45명 가운데 21명은 재산이 증가했지만, 나머지는 오히려 줄어들며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X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CXO연구소가 1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 관리 대상 대기업 총수 45명의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은 78조3천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2천715억원(5.8%) 증가했다. 이는 상장사 직접 지분과 비상장사(지분 50% 이상 보유) 경유 보유분, 우선주를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증가폭이 가장 컸던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그의 주식가치는 15조2천537억원에서 18조9천760억원으로 3조7천223억원(24.4%) 불어나 단일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이용한 원익 회장은 보유 주식 급등으로 93.8% 증가(1천684억→3천263억)했고,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도 38.2% 늘었다.

반면 하락 폭이 컸던 총수도 적지 않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3개월 새 5천655억원이 줄어 가장 큰 손실을 봤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5천550억원 이상 줄었으며, 정몽규 HDC 회장(-24.6%), 이순형 세아 회장(-23.1%), 김홍국 하림 회장(-22.9%), 박정원 두산 회장(-17.1%) 등이 뒤를 이었다.

9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회장(18조9천760억원),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1조1천255억원), 3위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2천828억원) 순이었다.

한국CXO연구소는 "총수들이 보유한 140여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더 많았음에도 삼성전자, 원익, 파라다이스 등 일부 종목의 강세가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자산 변동이 개별 보유 종목의 등락에 따라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업종별 주가 방향성이 총수 재산 지형을 다시 흔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