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략그룹 웰컴(Welcome)이 발표한 새 보고서가 당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2012년 이후 급격히 좌경화되어 연방 선거 경쟁력을 잃었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중도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4년 선거 패배 원인을 진보 이슈에 대한 과몰입으로 지적한 당내 중도파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이미지=라임저널) 미 민주당, “좌경화 멈추고 중도로 돌아가야 승리” 내부 분열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0년간 경제와 일자리, 치안 문제보다 성소수자(LGBTQ)·인종·젠더와 같은 사회 의제에 초점을 맞추며, 유권자와 괴리된 언어를 사용해왔다. ‘남성(men)’과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 사용은 각각 51%, 83% 감소했고, 반대로 ‘형평성(equity)’, ‘혐오(hate)’ 등의 표현은 700~1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주당이 “너무 진보적”이라는 유권자 인식도 47%에서 54%로 높아졌다.

웰컴은 “민주당은 현실감각을 잃은 엘리트와 기부자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비용 절감,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에 집중하고 이민과 에너지, 치안 등에서 온건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제안은 빌 클린턴 캠페인을 설계한 제임스 카빌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이 분석은 상식”이라고 평가하며 “경제 중심의 실용정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슐츠 전 바이든 캠프 매니저도 “유권자의 최우선 관심사를 외면한 정책은 재앙적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 일부 민주당 차기 주자들은 최근 중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섬은 “남성의 여성 경기 참여는 공정하지 않다”고 공개 발언했고, 휘트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미국 제조업의 황금기를 함께 열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선 전환에 대해 학계와 진보 진영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미시간대 켄 콜먼 교수는 “정당의 강령이 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리더십이 만든다”며 “공화당이 트럼프를 통해 승리한 사례를 보라”고 지적했다. 인디애나대 애런 듀소 교수는 “이 보고서는 30년 전 전략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공화당과의 차별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보여준 대중 동원력 자체가 당의 활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현재까지 이 보고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중도 복귀론과 진보 노선 유지론이 맞서며 2028년 대선 전략을 둘러싼 분열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The Epoch Times, Bloom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