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양보해야 하고 우리도 양보할 수 있다”고 밝히며 미·중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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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잇는 아시아 순방 중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157% 관세를 부과하려 하지만, 그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관세 인하를 원하고, 우리는 그들로부터 특정한 것을 원한다”며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 “모르겠다.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좋지 않고 나도 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주석과 논의할 사안이 많다. 일부 협정은 이미 파기됐고 일부는 유지되고 있다”며 “좋은 회담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미·중 무역 긴장 완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도 “시 주석과 관세, 무역, 대두 수입 중단, 우크라이나 전쟁, 핵 군축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며 “무언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 매우 위험할 것이다”라며 “중국은 위대한 10년을 보낼 수도 있고, 반대로 나쁜 시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 관련 정책을 바꿀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이번 순방은 이미 복잡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러시아 문제에서 우리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러시아에 매우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그 제재는 매우 아프고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재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그는 틀렸다. 제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와의 회담 계획에 대해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매우 가까운 인물”이라며 “좋은 신호다. 일본과 환상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중단에 대해서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대로 두는 것이 미국에 더 좋다”고 단언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과 외교 전반에서 ‘협상 가능한 유연성’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특유의 거래형 전략이 다시 작동하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하되, 현실적인 양보를 통한 협상 타결을 노리는 포석”이라고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