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는 중국의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제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판결 9주년을 맞아 “중국의 확장적 영유권 주장은 국제법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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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루비오 장관은 성명에서 “2016년 PCA의 판결 이후에도 중국은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영유권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리핀 등 인접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질서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PCA는 2016년 7월 12일, 필리핀의 제소로 시작된 남중국해 영유권 재판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9개의 구단선을 그어 대부분 해역에 영유권을 주장한 것에 대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는 국제사회가 중국의 일방적인 해상 주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전면 부정하며, 필리핀이 주장하는 배타적 경제수역(EEZ)에도 순시선을 보내는 등 해상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미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역내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의 이번 성명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필리핀 등 동맹국과 함께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설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향후 반응에 따라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크며, 관련국 간 군사적, 외교적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동남아 주요국들과의 군사 협력과 외교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