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조선업체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한국거래소는 6월 23일 대한조선이 상장 요건을 충족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적격하다고 밝혔다. 대한조선은 지난 4월 초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이번 결과로 조만간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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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전경 [대한조선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987년 설립된 대한조선은 전남 해남에 본사를 둔 중형 조선사로, 2023년 기준 매출액은 1조746억원, 영업이익은 1,581억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수익성을 입증했다. 조선 경기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유지해온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특히 수주 척수 기준으로는 세계 조선소 순위 20위권에 진입했고, 올해 2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약 2조9천118억원(21억700만달러)으로,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대한조선이 중형 선박 시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수치다. 대형 조선사에 비해 자본력이 부족한 중형 조선사가 3년치 수주를 확보한 것은 드문 사례로, 대한조선의 생산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증명하는 대목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대한조선은 자본 유입을 바탕으로 생산설비 확대, 친환경 선박 기술 투자, 글로벌 마케팅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한조선의 IPO는 중형 조선사의 생존 전략이 대형 조선 중심 구조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국제 조선업계가 친환경 연료 전환,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대한조선의 재무 안정성과 기술 투자 의지가 상장 후에도 지속될 경우 업계 내 위상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사에 가려졌던 중형 조선의 가능성을 증명할 기회인 동시에, 조선업 전반의 회복 국면을 가속화할 촉진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