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서울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도입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인프라 확대에 나섰으며, 국내 데이터는 해외로 반출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유통, 게임, 인터넷 분야에 초점을 맞춘 공격적 확장 전략과 함께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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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한국 총괄 지사장 (서울=연합뉴스) 1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2데이터센터 가동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윤용준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한국 총괄 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2025.6.19 [알리바바 클라우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의 거대 IT기업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서울에 제2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면서 한국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가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2022년 첫 데이터센터에 이어 이번 시설을 통해 생성형 AI 등 첨단 기술에 대응하는 인프라를 확보하고, 유통·게임·인터넷 분야의 고객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용준 한국 총괄 지사장은 이번 투자가 단순한 설비 확장이 아니라,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거점으로 삼는 그룹의 구체적 의지를 반영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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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클라우드 제2데이터센터 론칭 발표 간담회 [알리바바 클라우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데이터센터는 알리바바 그룹이 향후 3년간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소 76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한 글로벌 계획의 일환이며, 서울 내 두 곳에 위치한다. 알리바바 측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빅데이터,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AI 중심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부터 대형 기업,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국내 고객층을 공략하게 된다.

또한 알리바바는 자사 유통 플랫폼과 AI 역량을 활용해 한국 리테일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협업을 모색 중이며, 게임과 인터넷 분야도 전략적 중점 산업으로 보고 있다. 윤 지사장은 "한국 유통 기업이 알리바바의 글로벌 성공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 모델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보안 우려에 대해서는 국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통해 한국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으며, 글로벌 기준 150개 이상의 보안·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이나 지방 공공 분야 진출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기반으로 재해 복구, 고가용성, 보안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큐원(Qwen)’을 고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며, 메가존소프트, 아이티센클로잇 등 국내 IT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맞춤형 컨설팅과 산업별 솔루션 제공도 병행한다.

한편, 알리바바의 공격적 확장에 맞서 아마존웹서비스(AWS)는 SK와 손잡고 울산 국가산단에 100MW급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섰고, 구글은 LG그룹과 협력해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알리바바의 행보는 국내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시장에서 중국·미국·한국 간 치열한 기술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결과적으로 알리바바의 제2데이터센터 가동은 단순한 기술 인프라 확장이 아니라,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기술 경쟁의 일환이며, 한국이 그 중심에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클라우드 시장의 무게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알리바바의 전략적 행보가 국내 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