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에서 88세 치매 아버지가 술자리 중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중형인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피고인 A씨는 기억장애와 건강 문제로 혐의를 부인했지만, 둘째 아들의 증언과 CCTV, 부검 결과가 범행 정황을 뒷받침했다. 재판부는 6월 24일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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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방검찰청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검찰청. [촬영 임병식]
경기도 양주시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88세 아버지 A씨가 60대 아들과 술을 마시다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징역 24년을 구형하며 법정에서 강한 처벌을 요구했다. 12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범행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할 때 보호관찰 명령과 함께 중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할 말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양주시 고암동의 자택에서 첫째 아들과 술을 마시다 말다툼 끝에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아내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둘째 아들에게 알렸고, 아들은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즉시 신고했다. 둘째 아들 C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아버지의 손에 피가 묻어 있었고, 형은 소파에 엎드린 채 발견됐다"며 "부검 결과도 자해 흔적이 아닌 타살로 나왔다"고 증언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휠체어에 의지해 출석했으며, 청력 문제로 헤드셋을 착용하고도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시도했으나, 여러 병원에서 모두 '감정 불가' 판단을 내려 진단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의 자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피고인의 연령과 건강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CCTV 영상과 증언, 부검 결과 등을 바탕으로 계획적인 살인은 아니더라도 중대한 범행임을 강조하며 징역 24년이라는 중형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24일 오후, 해당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치매를 앓고 있는 고령자의 범행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을 안겼으며, 고령자 돌봄 문제와 함께 가족 간 갈등의 비극적 종말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A씨의 건강 상태와 정신능력이 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재판부의 최종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