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정보유출 사건 후 플랫폼 개발 조직에 중국 인력이 다수 포함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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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된 쿠팡 (서울=연합뉴스)

쿠팡에서는 3천만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이번 사고 용의자가 중국인 전 직원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외국인 개발자 채용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채용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구체적 국적 분포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중국판 링크트인으로 불리는 ‘마이마이’에서는 최근 수년간 쿠팡 직원 인증 계정이 올린 채용 게시물과 헤드헌터 글이 다수 확인된다. 채용 공고는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쿠팡 개발 조직의 구조를 보여주며, 상하이에 기반한 외국계 IT 기업 순위에서 쿠팡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중국 채용 시장에서 인기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마이마이에서 노키아 인증 계정과 중국 IT 업계 종사자들은 쿠팡이 높은 연봉, 유연근무, 연말 보너스 등 처우를 강점으로 제시하며 “996 근무제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중국 IT 기업들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문화’가 유명한데, 쿠팡이 이를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이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는 쿠팡 관련 채용 글이 가장 빈번하게 올라왔으며, 주요 근무지는 상하이 진커루, 베이징, 그리고 서울로 기재됐다. 백엔드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시니어 제품 관리자 등 다양한 직군이 포함돼 있었고, 일부 직무는 한국어 능력이 없어도 영어가 가능하면 지원할 수 있다고 안내됐다.

쿠팡이츠 개발 조직 채용 공고에서는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순위가 있으나 상하이·베이징에서도 개발 가능하다”고 명시된 사례도 확인됐다. 중국 개발자들은 알고리즘 테스트와 면접 과정을 공유하며 쿠팡 채용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내부 관계자로 추정되는 계정은 “매년 약 10% 최하위 직급 탈락률이 있다”고 언급하며 인력 구조 변동성이 크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쿠팡이 중국 개발자를 적극 채용한 배경에는 인건비 요인뿐 아니라 중국형 ‘직매입·물류 일원화’ 모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플랫폼 중심의 소프트웨어 구조이지만, 쿠팡은 징동(JD닷컴)·알리바바에 가까운 대규모 물류 자동화 모델을 채택하고 있어 중국 개발자들의 경험이 더 적합했다는 것이다.

국내 IT 전문가들은 쿠팡이 빠른 확장 과정에서 보안·정보보호 역량이 충분히 강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보안업계에서도 “중국은 국가 단위 사이버 활동이 활발한 국가인데, 개발 핵심 업무를 맡겼다면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 손해배상 현실화를 시사했다. 쿠팡의 중국 개발자 채용 구조는 향후 조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