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기술이 세계적 반열에 오르고 있다. 추론·특화·멀티모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버린 AI’ 모델들이 성과를 내며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Exaone) 시리즈는 최근 미국의 AI 연구기관 ‘에포크 AI’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에 3종이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리스트는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도 참고하는 공신력 있는 자료다. LG는 이전 모델 엑사원 3.5를 포함해 총 4개의 모델이 등재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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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 AI '주목할 만한 AI 모델' 최근 등록 리스트 [에포크 AI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업스테이지는 이달 초 추론형 AI 모델 ‘솔라 프로2’를 공개하며 글로벌 분석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능지표에서 58점을 받아 전체 12위, 기업 기준 8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딥시크 V3와 프랑스 미스트랄 스몰을 앞서는 성과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AI 모델 ‘그록’을 언급하며 견제성 반응을 보일 만큼 주목받았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는 “곧 따라잡을 것”이라며 응수해 화제를 모았다.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 시드 3B’ 모델도 영상 기반 AI 지표 9개에서 구글, 중국 모델보다 우수하거나 유사한 성능을 기록했다. 영어 기반 지표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이 모델은 세계 최대 AI 허브 ‘허깅페이스’에서 누적 130만회 이상 다운로드되며 산업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게임사 NC소프트의 ‘바르코 비전 2.0’ 모델은 시각·청각을 아우르는 멀티모달 AI 분야에서 최고 성능(SOTA)을 인정받았다. 특히 17억 파라미터로 구성된 경량 모델은 고성능 GPU 없이도 작동 가능해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 표·차트 해석, 이미지 이해, 시각적 질의응답 등 고난도 작업까지 수행 가능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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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지능 지표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AI 전문가는 “국내 기업들이 경량 모델, 특화형 모델에 집중해 글로벌 대형 모델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오픈소스 생태계의 확장과 실용적인 접근이 AI 3대 강국 진입에 유리한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소버린 AI(국가 주권형 AI) 확보를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AI 3대 강국’ 목표 달성도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 네이버, 업스테이지, NC 등 민간 기업의 연구성과와 정부의 지원이 맞물릴 경우 AI 주도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