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가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40% 이상 향상시킨 아민 흡수제를 개발해, DL이앤씨 자회사 카본코에 14억 원에 기술을 이전했다. 해당 흡수제는 안정성과 휘발성이 개선돼 유지비가 절감되고, 국내외 플랜트 실증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카본코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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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 높인 아민 기반 흡수제 및 공정 개발 [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탄소중립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40% 이상 높인 아민 기반 흡수제를 개발하며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소속 이현주·이웅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DL이앤씨(375500)의 탄소 포집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에 총 14억원에 기술이전하고, 산업 현장 실증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개발된 습식 아민 흡수제는 기존의 모노에탄올아민(MEA) 대비 이산화탄소 1t 포집 시 소모 에너지를 3.8기가줄(GJ)에서 1.95GJ까지 낮춰, 40% 수준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실험실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국내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3,000시간 이상, 캐나다 국제 파일럿 실증 시설에서 2,000시간 이상 실제 가동 테스트를 완료했다는 점에서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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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이산화탄소 습식 포집 실증 플랜트 [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진은 포집 성능뿐 아니라 유지비 절감 요소로 작용하는 휘발성과 안정성도 함께 개선했다. 아민 분자의 구조를 개량하여 물 없이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게 했으며, 산화 방지용 분자를 내부에 추가해 장기간 고온 운전에서도 성능 저하가 없도록 설계했다. 이로 인해 용매 손실이 줄고, 전체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카본코는 현재 경기도 포천에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실증을 진행 중이며, 향후 플랜트 수주와 연계된 해외 판로 개척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현주 책임연구원은 “흡수제의 상업성과 실증된 안정성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경제성을 높이고, 탄소중립을 위한 공정 전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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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본원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현주(왼쪽)·이웅 KIST 책임연구원 [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IST는 이번 기술의 의미에 대해, 단순한 실험 성공이 아닌 실제 기업과 연계한 국제 실증 사례를 통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 점을 강조했다. 이웅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는 후발주자이지만, 이번 성능 개선 기술이 세계 시장을 뚫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연구진은 정부가 향후 실증 장소 제공과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기술 상용화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산화탄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손꼽히는 습식 포집 기술은 현재까지도 MEA 기반 기술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이번 KIST의 기술이전은 새로운 대안의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앞으로 카본코의 실증 성공과 수출 전환 여부가 한국 CCUS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