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구속 후 두 번째로 진행된 특검 조사를 약 7시간 만에 마쳤다. 특검팀은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다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김 여사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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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마친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18일 오전 9시 43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의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여사는 오전과 오후로 나뉜 조사에서 공천 개입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았다. 실제 조사 시간은 총 3시간 12분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고, 간혹 “모른다”, “기억 안 난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20일 조사에서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하루 쉬고 바로 또 나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불출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14일에도 소환돼,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료로 받은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지만 이때 역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여사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명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댄 ‘전주’로 가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조사에는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도 출석했다. 그는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 자금 33억8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IMS모빌리티가 대기업으로부터 184억 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집사 게이트’ 수사는 그의 구속을 기점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날에는 김 여사와 김씨 간 대질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김 여사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주가조작 연루 여부, 그리고 측근의 대규모 자금 횡령 혐의까지 얽혀 있어 향후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의 추가 소환 여부와 김 여사의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