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릿팝 밴드 펄프가 결성 47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선다. 펄프의 기타리스트 마크 웨버는 28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연결고리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라며 내달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의 공연에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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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팝 밴드 펄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펄프는 오아시스, 블러와 함께 1990년대 브릿팝을 대표하는 밴드로 꼽힌다. 대표곡 ‘커먼 피플(Common People)’은 발매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다. 웨버는 “우리는 항상 현재에 집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며 “그것이 결국 자연스러운 펄프만의 색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펄프는 보컬 자비스 코커, 키보디스트 캔디다 도일, 드러머 닉 뱅크스, 그리고 웨버 등 4명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 내한은 펄프의 첫 한국 공연이다. 웨버는 “솔직히 어떤 무대를 마주하게 될지 감이 안 온다”며 “이렇게 먼 곳에서도 우리 음악을 들어주셨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EPL 토트넘 팬임을 밝히며 “손흥민 선수에 대한 애정이 가장 큰 연결고리”라며 “공연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다음 날 서울에서 친선경기가 잡혀 있었다”고 전했다.

펄프는 이번 무대에서 대표곡과 함께 24년 만에 발표한 신보 ‘모어(More)’의 수록곡을 선보인다. 웨버는 “지난 20년간 멤버 각자가 다양한 삶을 살았다. 가족이 생긴 멤버도 있고, 그 경험들이 고스란히 앨범에 담겼다”며 “우리와 팬들이 함께 성장한 흔적이 이번 음악에 있다”고 말했다.

펄프는 2002년 해체 이후 여러 차례 재결합을 거쳐 2022년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2023년에는 베이시스트 스티브 매키가 세상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러나 웨버는 “멤버 넷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펄프다운 사운드가 흘러나온다”며 “그 순간이 마법처럼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웨버는 또한 K팝을 “탐험해야 할 세계”라고 표현하며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협업을 자주 하는 밴드는 아니지만, 펜타포트에서 한국 아티스트들을 보고 나면 흥미로운 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펄프의 첫 내한 무대는 오는 9월 2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둘째 날에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브릿팝 세대를 기억하는 팬들과 새로운 세대가 함께 펄프의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내한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펄프가 세대와 문화를 넘어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