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섰다. 연준의 이중 책무인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 사이에서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둘지가 이번 연설의 핵심이다. 금융시장은 그의 발언이 사실상 향후 수개월간의 통화정책을 확정짓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섰다. 연준의 이중 책무인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 사이에서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둘지가 이번 연설의 핵심이다. 금융시장은 그의 발언이 사실상 향후 수개월간의 통화정책을 확정짓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복합적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긴축 유지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고용지표는 둔화 조짐이 분명하다. 신규 일자리 창출 속도가 줄고 실업률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금리 인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연준이 지나친 긴축으로 경기 연착륙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특히 제조업과 부동산 분야에서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고공행진은 주택 거래를 급감시켰고, 제조업 생산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만약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경우 연준은 섣부른 완화 정책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파월 의장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이번 잭슨홀 미팅은 단순한 학술행사가 아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연준 수장의 메시지를 기준으로 향후 투자 전략을 세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에 따라 채권 금리, 주식 지수, 달러 가치가 즉각적으로 반응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월가에서는 “이번 연설이 남은 임기 동안 사실상 마지막 정책 청사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장과 고용 유지를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연준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파월 의장이 정치적 압박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결국 연준은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의 기대, 그리고 정치적 압력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연설은 파월 의장의 마지막 잭슨홀 연설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의 발언은 단순한 정책 신호를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이 어떤 방향을 제시하든 이를 새로운 기준점으로 삼아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는 절묘한 균형점 찾기가 파월 의장의 최후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