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6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단과 통화를 진행하며 러시아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의 ‘다음 단계와 형식’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통화 내용을 “실질적이고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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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와의 긴 통화가 있었다고 전하며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실질적 평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담을 위한 절차가 합의됐다며 양국이 구체적 방식과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과 미국 대표단이 사흘째 대면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협상을 이끌고 있으며, 양측은 러시아의 군사행동 중단 여부가 합의의 핵심 전제라고 보고 있다. 협상단은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가 향후 진전에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사단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가능성, 추가 침공 위험, 유혈 사태 종식 보장 등 핵심 안보 우려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메로우 서기에게 협상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라며 전화 통화로는 모든 안건을 다룰 수 없다며 향후 제안과 아이디어를 협상단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협상 원칙이 “평화, 안보, 재건을 위한 모든 요소가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평화 구축과 전후 체제 구성의 틀을 미국과 조율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영국 런던을 방문해 독일,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만나 미국과의 종전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유럽의 공동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회동 일정을 공개하며 유럽과 미국이 함께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전보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공격을 지속하는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하며 러시아가 평화로 향하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종전 구도 설계에 속도를 내는 흐름으로 읽힌다. 미국 특사단과의 조율이 형식적 단계를 넘어 실질적 논의로 진입하면서 다자 협력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추가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국제적 보장 장치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미국·유럽·우크라이나 삼각 공조가 어떤 형태로 구조화될지가 전후 체제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